인터뷰

폴리카보네이트가 더하는 동네의 빛, 사직동 단빛집

소형 세컨하우스 중형 세컨하우스 주거

[LIGHT-THROUGH HOUSE 빛이 스미는 집 1탄] 다양한 외장재를 활용해 빛을 충분히 머금고, 환하게 통과시켜 집안 곳곳을 밝힌다. 채광과 프라이버시를 모두 잡은 주택 세 채를 만나보았다.



5년간 살아보며 느낀 땅과 동네의 특성대로,

빛을 담아내면서도 공간의 구분을 위한 시도가 더해졌다.

동네의 풍경을 바꾸는 스미는 빛의 집을 만나다.


HOUSE PLAN


대지위치 ≫ 서울시 종로구

대지면적 ≫ 76㎡ (22.99평)

건물규모 ≫ 지상 3층

건축면적 ≫ 28.07㎡(8.49평)

연면적 ≫ 82.69㎡ (25.01평)

건폐율 ≫ 39.94%

용적률 ≫ 117.66%

최고높이 ≫ 11.10m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일반 철골구조

단열재 ≫ PF보드 및 수성연질폼

외부마감재 ≫ 외벽 - THK40㎜ 폴리카보네이트, 모노브릭 및 STO 외단열시스템 / 지붕 - 컬러강판

내부마감재 ≫ 벽, 천장 - 친환경 수성페인트 / 바닥 - 이건 GENA

창호재 ≫ 이건 알루미늄 시스템 창호(THK43㎜ 로이 아르곤 삼중유리)

수전 등 욕실기기 ≫ 대림바스

주방 가구 ≫ 보탬가구

욕실 및 주방 타일 ≫ 윤현상재, 서울도기타일

방문 ≫ 예림 도어

현관문 ≫ 자체 제작

서재 가구 ≫ 스튜디오 한그루

조명 ≫ 필립스 LED등 및 MUUTO 팬던트 조명(8COLORS)

창호재 ≫ 이건창호(T24 로이복층유리)

에너지원 ≫ 도시가스

설계 ≫ 오디자인아 + 매사건축사사무소

시공·감리 ≫ 오디자인아



현관으로 향하는 길목은 폴딩도어로 열리는 사무실과 돌담길, 작은 자갈 마당이 더해져 다채롭고도 지루하지 않은 첫인상을 만든다.



오래된 골목 사이로 형성된 단빛집의 모습. 언뜻 보면 다른 건물 두 개가 붙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서쪽 빛동의 폴리카보네이트는 반투명한 소재이지만 벽체에 딱 붙이지 않는 이상 밖에서는 사람의 실루엣을 크게 느낄 수 없어 프라이버시 침해의 염려도 적다.


서울 종로의 한 구도심 대지. 건축주이자 건축가인 부부에게 이곳은 연고보다는 인연과 기억으로 채워진 동네다. 함께 대학을 다니던 시절 자주 지나다니고, 문화생활을 즐기며 드나들던 이 곳에서 발견한 대지와 구옥은 곧 부부가 된 두 사람의 5년간의 보금자리가 된다. 해당 구옥을 리노베이션 해 사는 5년 동안, 앞으로는 도심이, 뒤로는 인왕산이 감싸주는 아늑한 입지에 만족했다. 이윽고 대지의 특성들을 잘 소화해내면서도, 작은 대지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주택의 신축을 계획하게 된다.




1층은 업무 공간인 디자인사무소로 이용 중이다. 두 동에 별도의 사무실 공간을 두고, 사이로 현관이 형성되었다.


협소주택에 가까운 결과물을 얹을 수 있을 정도의 대지, 무언가 작업하는 것이 일상인 부부, 자라나는 어린이, 그리고 13살 강아지. 어떤 집을 짓더라도 한 건축물 내에서 공간의 명확한 구분은 최우선 과제가 된다. 작은 대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건축을 위해 건물을 두 동으로, 정확히는 두 매스로 나누었다. 공간의 분류를 거시적으로 진행하기 위함이었다. 빛을 품는 서측 동이 ‘빛동’, 단단한 모노블록으로 이루어진 동측 동이 ‘단동’이라 하여 지어진 이름인 단빛집. 매스를 구분하는 데에는 모노블록, 그리고 조금 실험적인 폴리카보네이트 패널이 채택됐다.



폴리카보네이트 매스인 빛동에 포함된 거실. 한낮의 빛은 서측 빛동 인테리어를 완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3층 주방은 폴리카보네이트 벽면을 막지 않기 위해 아일랜드형으로 만들고 길게 뻗어 조리대와 식탁을 겸하도록 구성했다.



코너부의 창을 내어 가장 좋은 뷰를 즐길 수 있기에 주방은 가족실의 역할도 겸한다.



금속타공판 소재의 파티션이 가벽 역할을 해주는 모습. 딸아이의 작품들을 담는 갤러리이기도 하다.

기존 구옥에 살던 5년 동안 깨달은 대지의 특성 중 하나는, 해가 짧은 겨울철이면 대지 뒤 인왕산에 가려져 집 안으로 해가 드는 시간이 매우 짧다는 것이었다. 이런 제약을 극복하고자 창을 크게 내는 것보다 넓은 면적으로 빛을 받고자 아예 반투명한 소재인 폴리카보네이트를 외장재로 사용해본 것이다. 일반적인 의뢰라면 쉽지 않은 선택이었지만, 건축가가 건축주인 상황이기에 조금 더 과감한 선택이 가능했다. 서쪽 동 전면에 적용된 폴리카보네이트는 빛이 통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일반 벽체보다는 단열이 약하기 때문에 여름에 조금 더 덥고, 겨울에는 조금 더 춥다. 그러나 이 또한 허가 기준에 충족되었고, 불편함을 느낄 정도는 아니기에 가족들은 빛을 가득 담은 집안의 모습에 만족한다. 실제로 에너지 비용은 더 오래전 살던 아파트와 비교하면 오히려 내려갔다고.




polycarbonate



TIP. 협소주택에 제시하는 새로운 외벽체 대안, 폴리카보네이트

폴리카보네이트는 빛이 투과되는 성질이 주된 특징이지만 40mm의 얇은 두께로 벽체를 확보할 수도 있다. 일반적인 단열마감재 포함 외벽 두께는 250mm인 것에 반해 폴리카보네이트는 이의 1/6보다 얇은 두께로 단열과 마감을 함께 해결 가능하다. 조금이라도 실내면적을 축소하기 위해 얇고 고효율의 비싼 단열재를 써야하는 협소주택에서는 또 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10평 이하 주택인 단빛집의 경우 철골구조를 안쪽 면에 드러나도록 디자인해 바깥쪽에만 시공해 내부 볼륨감을 키웠다. 또 폴리카보네이트 외벽에 형성되는 창문에는 후레싱 설계를 해주어 눈물자국 등의 외벽 오염에 대비했다.



내부의 공간 면적을 확보하기 위해 폴리카보네이트 뒤로 철골구조가 눈에 드러나는 설계가 됐다. 공간감은 물론 독특한 디자인 요소로 자리 잡은 부분.


3층 욕실은 어두운 톤의 조적 욕조와 디자인 타일 등을 통해 반전되는 분위기다. 커다란 갤러리창을 배치해 동네의 풍경과 함께 휴식할 수 있는 공간.


뒷산과 면하는 부분에 창을 낸 침실은 심플하게 구성해 자연과 함께 휴식하는 공간으로 꾸몄다.


모던한 느낌이 극대화된 폴리카보네이트는 이전 집이었던 근대 한옥의 흔적들과 더불어 구도심 풍경과 함께 특이하게 어우러지며 새로운 풍경을 그린다. 반투명하게 열린 듯한 빛동에는 식당이나 거실 등 공용공간이 배치되어 약간의 긴장감이 유지되는 생활이 담긴다. 반대로 견고한 인상의 단동에는 침실 등의 개인 공간이 담겨 두 매스가 절묘한 균형을 유지한다. 지금도 가족의 쉼은 집이 걸러주는 빛을 느끼며 인왕산에 기대듯 동네의 풍경을 누리며 이어지고 있다.


옥상 테라스는 밖에서는 볼 수 없었던 동네의 모습을 조망할 수 있는 공간이다.



오래된 동네와 독특한 지형 속에서 특유의 존재감을 지니는 집의 모습. 단동과 빛동이 주는 인상 차가 명확히 드러난다.



저녁이면 집안의 조명들이 폴리카보네이트로 인해 은은하게 밖으로 빛난다. 동네의 풍경 속에서 등대처럼 빛나는 집의 모습이 오래된 골목에 활력을 불어 넣는다.


건축가 김성윤, 전하영 _ 오디자인아(OhDesignAh)


김성윤(좌), 전하영(우)은 연세대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각기 다른 분야에서 실무 경험을 쌓은 후 즐겁고 놀라운 공간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2017년 오디자인아(OhDesignAh)를 설립했다. 서울사회주택(신림, 세운),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리노베이션, 야마하뮤직 SI 매뉴얼 및 아르코예술기록원 열람실 디자인 등 다양한 공간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출처 '월간 전원속의 내집 - 2022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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