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하고 평화로운 동네, 집 안에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효율적이고 간결한 집은 가족에게 편안함과 아늑함을 선사한다.
집 안에서 즐겁게 뛰어노는 아이들의 모습이 자연스러운 집. 주택을 선호하지 않았던 건축주는 아이들이 커가면서 층간 소음에 대한 스트레스도 커져 아파트 생활에 어려움을 느꼈다. 그렇게 집짓기를 결심했다. 10년은 늙는다는 악명높은 집짓기이지만 아내에게는 즐거움의 연속이었다.
“나중에는 집이 완성되어서 이 과정이 끝난다는 것이 아쉬울 정도였어요.”
아파트에 살 때도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았던 아내는 집을 지으면서 하나하나 찾아보고 결정하는 과정을 즐겼다. 2개월 안에 끝내려던 설계는 5개월이 걸려 완성됐다. 건축주의 열정을 반기며 최대의 결과를 낼 수 있도록 꼼꼼하게 소통한 설계사무소와 시공사의 도움도 컸다.
필로티 구조의 주차장 외벽은 다른 부분과 다르게 노출 콘크리트로 마감해 단조로움을 피하고 개성있는 외관을 연출한다.
(위, 아래) 주차장에서 중정과 잔디마당, 그리고 넓은 창으로 트인 안방까지 다양한 풍경이 하나의 시선으로 이어진다. 여러 번 꺾인 입면은 입체적인 공간감을 만든다.
ㄷ자 형태 안에서 다양한 볼륨감을 형성하고 있다.
작은 ‘ㄷ’자 형태인 집의 가장 큰 특징은 모든 실이 하나의 목적에 맞춰져 있다는 것. 건축주는 쉼의 공간과 업무 공간, 그리고 식사 공간이 명확하게 구분되길 원했다. 아파트에서는 식탁에서 밥도 먹고, 업무도 보고, 아이들과의 시간도 보내는 등 공간을 혼용하여 사용했지만 새로운 집에서는 공간마다 하나의 목적에 집중하고 싶었다. 건축가 역시 건축주의 바람을 반영하면서, 남향으로 열린 파트와 큰 놀이터가 있는 남동향 뷰의 이점을 모두 살릴 수 있는 설계안을 찾고자 했다. 그렇게 집의 1층은 중정을 중심으로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져 남쪽에는 거실과 홈오피스가, 남동쪽에는 주방과 다이닝 공간이 구성되었다.
거실 뒤쪽으로 부부의 작업 공간을 구성했다. 큰 코너 창을 두어 시선에 여유를 주었고, 거실의 상황도 확인할 수 있다.
남향인 거실은 두 면의 창을 통해 채광을 충분히 확보하고 중정과 마당, 주차장으로 이루어진 외부 공간을 모두 담을 수 있도록 했다.
HOUSE PLAN
대지위치 ≫ 세종특별자치시 다정동
대지면적 ≫ 289.7㎡(87.63평)
건물규모 ≫ 지상2층
거주인원 ≫ 4명(부부, 자녀2)
건축면적 ≫ 115.86㎡(35.05평)
연면적 ≫ 193.61㎡(58.57평)
건폐율 ≫ 39.99%
용적률 ≫ 66.83%
주차대수 ≫ 2대
최고높이 ≫ 8.95m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줄기초 / 지상 - 철근콘크리트
단열재 ≫ 지붕 - THK220 비드법단열재 가등급 / 외벽 - THK135 비드법단열재(준불연) 가등급 / 기초바닥 - THK130 비드법단열재 가등급 / 층간 - THK50 압출법보온판
외부마감재 ≫ 외벽 - 컬러 시멘트 모노타일, 노출 콘크리트 위 발수 코팅, 캐슬형 합성목재 판넬 / 지붕 - THK0.5 포맥스 컬러강판 돌출이음
창호재 ≫ 이건창호 AL(43mm 3중유리 양면로이 아르곤)
에너지원 ≫ 도시가스
조경 ≫ 건축주 직영
시공 ≫ 호멘토(HOMENTO)
설계·감리 ≫ 호림건축사사무소 044-998-6551 https://blog.naver.com/jlett
중정과 잔디 마당을 향해 활짝 열려 있는 거실은 최소한의 가구로 미니멀리즘을 보여준다. 깨끗하고 단정한 화이트 톤의 인테리어와 포인트 컬러 가구들이 깔끔하면서도 개성 있는 집을 만든다. 아내는 재택근무를 하고 남편도 집에서 업무를 보는 일이 많아 홈오피스 공간은 필수였다. 벽을 두어 거실과 실의 구분은 했지만 코너 창을 통해 정원까지 시선이 트여 답답하지 않다. 1층의 또 다른 구역인 주방과 다이닝 공간은 놀이터 방향으로 코너창이 있어 아이들이 밖에서 놀고 있는 모습을 언제든 관찰할 수 있다. 안쪽으로 팬트리 공간이 따로 있고, 벽면 곳곳에 넉넉하게 수납공간을 짜 넣어 항상 정리된 모습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거실에서 바라본 복도와 주방. 주방에는 포켓 도어를 설치해 원한다면 언제든 공간의 구분과 확장이 가능하다.
코너 창으로 놀이터가 바로 보이는 주방. 팬트리와 충분한 수납공간, 후드 일체형 인덕션 등을 설치해 군더더기 없이 단정한 모습으로 완성했다.
2층은 크게 부부의 침실과 아이들 공간으로 구분된다. 계단실 바로 앞, 부부의 침실은 스킵플로어 구조로 구분되어 계단을 오르면 완전히 새로운 공간으로 들어서는 느낌이 든다. 잠자리에 예민해 다른 가구 없이 침대만 두고 벽 뒤쪽으로 콤팩트한 드레스룸을 구성했다. 1층 거실의 절반 크기로 설계한 침실 앞 테라스에서는 바깥 풍경은 물론, ‘ㄷ’자로 꺾인 구조 덕에 건너편 아이들의 공간도 내다볼 수 있다.
계단실 옆 안방으로 들어가는 길에는 단차가 있어 침실 공간을 더욱 프라이버시하게 지켜준다. 다락으로 올라가는 계단까지 이미지가 이어진다.
부부의 침실은 침대 하나로 간단하지만 아늑하게 꾸몄다. 테라스를 통해 야외 공간을 곧바로 느낄 수 있는 것이 주택 생활의 새로운 즐거움이다.
INTERIOR SOURCE
내부마감재 ≫ 벽, 천정 – 실크벽지 / 바닥 - 1층 : 포세린타일, 2층 : 구정마루 그랜드스테디 강마루
욕실 및 주방 타일 ≫ 윤현상재 수입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및 수성바스
주방 가구·붙박이장 ≫ 미소디자인
거실 가구 ≫ 건축주 제공
조명 ≫ 건축주 제공
계단재 ≫ OAK집성목 / 난간 - 강화유리난간
현관문 ≫ 일레븐도어(호두나무)
중문 ≫ 이노핸즈 슬라이딩도어
방문 ≫ 우드원코리아 우드제작도어 + 우레탄도장
데크재 ≫ 까르미데크
첫째 아이의 방. 높은 층고와 넓은 방은 쾌적하게 아이들을 맞이한다.
아이들 방 사이에 조성된 가족실. 책을 좋아하는 아이들은 침실과 분리된 공간에서 더욱 집중력이 높아진다. 부부도 업무가 잘 풀리지 않을 땐 가족실에서 기분 전환을 한다.
복도에서 바라본 가족실과 둘째 아이의 방. 유리벽과 유리문이 오피스 회의실에 들어선 느낌을 준다.
아이들을 시작으로 지은 집인 만큼 아이들의 공간도 특별하게 만들어졌다. 집 전체의 콘셉트가 이어져 잠을 자는 곳과 다른 활동을 할 수 있는 곳이 확실히 구분된다. 앞으로 자라나면서 아이의 성장과 함께 변화를 주기 위해 아이들 침실에는 많은 가구를 들여오지 않았다.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기 좋은 중정 앞 잔디 마당도 처음부터 완벽하게 조경을 설계하기 보다 네 식구가 살아가면서 하나씩 채워 넣어 완성하기로 했다는 건축주. 이제 막 새롭게 시작한 주택 생활이기에 앞으로 만들어갈 추억을 차곡차곡 쌓을 일만 남았다.
건축가 김준희, 호윤정 _ 호림건축사사무소
김준희(좌)는 경기대학교 건축전문대학원 졸업 후 국내 유수의 건축사사무소에서 주거, 전시, 오피스, 문화·상업 시설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아우르는 실무를 쌓은 뒤, 2013년 호림건축사사무소를 공동개소했다. 호윤정(우)은 공공건축가이자 후진 양성, 기술 연구, 건축지 칼럼 게재 등 건축 설계뿐만 아니라 건축가의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는 데도 관심이 많으며 다수의 실무 경력을 토대로 주거 분야와 인테리어 설계에 강점을 발휘하고 있다.
출처 '월간 전원속의 내집 - 2022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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