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덕길 주택가에 자리한 차분한 중정 주택.
단단하면서 부드럽게, 자연을 들이며 자유로움을 지켜낸다.
코너의 오목한 곡선이 부드러운 인상을 주는 주택의 외관. 독특하고 깔끔한 모습 덕에 지나는 이들이 종종 새로 생긴 카페로 오해하기도 한다고.
주택은 경기도 용인의 산 아래 언덕에 조성된 전원마을의 한 부지에 자리했다. 대지는 대체로 배후의 숲에 가까웠으나, 양옆 집과 면해 일부만을 공유해야 했고, 도로에 두 개 면이 닿는 코너 자리였다. 면적은 56평 정도로 여유롭다고 하기는 어려운 편이었다.
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대지면적 ≫ 186.90㎡ (56.5평)
건물규모 ≫ 지상 2층
거주인원 ≫ 3명(부부 2 + 자녀 1)
건축면적 ≫ 92.93㎡ (28.1평)
연면적 ≫ 147.73㎡ (44.7평)
건폐율 ≫ 49.72%(법정 50%)
용적률 ≫ 79.04%(법정 100%)
주차대수 ≫ 1대
최고높이 ≫ 9.94m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 지상 – 철근콘크리트구조(1층), 목구조(2층)
단열재 ≫ 그라스울 가등급
외부마감재 ≫ 벽 – 스터코 + 파벽 마감 / 지붕 - 컬러강판
담장재 ≫ 방킬라이 + 철물
창호재 ≫ 독일식 3중 유리 시스템 창호
에너지원 ≫ 도시가스
조경 ≫ 건축주 직영
전기·기계 ≫ 우성종합전기
설비 ≫ 청수종합설비
시공 ≫ 홈플랜
설계 ≫ 오아키 + 바이핸드 건축사사무소
인테리어·디자인 ≫
주차장에서 현관문까지 낸 긴 캔틸레버로 인해 운전 전후 실내로의 진출입이 쉬워 궂은 날씨에도 편리하다.
주택을 위에서 내려다 본 모습. 중정 안까지 햇살이 든다.
“‘자연을 즐길 수 있는 집’과 ‘일상을 안심하고 누리는 집’, 그리고 ‘여유가 있는 집’.”
오아키의 김정희 대표는 건축주로부터 앞으로 집이 지어졌으면 하는 땅과 함께 세 가지 요청사 항을 전달받았다. 부지 조건과 이 세 가지를 한 데 엮어내는 일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여러 디테일에 대한 고민을 거듭한 끝에 이 모두를 하나의 집에 담아 ‘커브하우스’를 완성했다.
거실에는 중정을 향해 긴 와이드창을 두었다. 개방감은 물론, 덕분에 주방과도 시선으로 소통할 수 있다.
현관은 투명 중문과 긴 창으로 시야에 막힘이 없어 밝고 넓어보인다.
집은 먼저 중정을 가지는 형태로 앉혀졌다. 비교적 중·소형 필지가 많은 도시 전원마을이기에 프라이버시를 확보하면서 마당을 누리기 위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단순히 둘러싸는 데 그치지 않았다. 이번 프로젝트의 아이덴티티기도 한 주택 모서리의 커브가 그것. 시야의 중심에 뚜렷하게 들어간 커브는 그 틈으로 약간의 녹지를 부여하면서 입면에 입체적인 생동감을 더한다.
주택의 측면 모습. 하단부는 바닥으로부터의 물튐으로 인한 오염을 최소화하고자 짙은 색의 벽돌을 적용했다.
다도실은 손님이 오면 두런두런 편히 앉아서 차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거나 아이들의 놀이공간으로도 활용하기 좋다.
주방 아일랜드에서 이어진 식탁은 주택이 가진 사선 구조를 인테리어 단계에서 자연스럽게 녹여낸 결과다.
중정의 완성은 2층 테라스에서 마침표를 찍는다. 테라스는 단순한 외부공간에 그치지 않고, 소홀해지기 쉬운 중정으로의 채광과 개방감, 실내외 중간 공간의 확보라는 측면에서 중요했다. 김 대표는 “전체 목구조에서는 2층 테라스(≒평 지붕)를 만들 경우 방수 문제가 크게 대두될 수있다”면서 “하자를 예방하기 위해 1층 철근콘크 리트 구조, 2층 목구조인 하이브리드 구조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집 어디에서든 누리는 밝은 중정은 이렇게 만들어졌다.
INTERIOR SOURCE
내부마감재 ≫ 벽·천장 – 친환경페인트(1층) + LX하우시스 벽지 테라피(2층) / 바닥 – 수입 포세린 타일(1층) + 강마루(2층)
욕실 및 주방 타일 ≫ 수입 포세린 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텐다드
주방 가구 ≫ 무광 페트 도어 + 인조대리석 상판 제작 싱크대 + 현장제작 식탁
조명 ≫ 다운라이트 조명, 포트 관절 직부등, 트윈서클등, 벽등
계단재·난간 ≫ 고무나무 + 평철난간
현관문 ≫ 오크원목
중문 ≫ 영림도어 슬림 여닫이(비대칭 양개형)
방문 ≫ 영림도어
붙박이장 ≫ 무광 페트 도어 제작 붙박이장
데크재 ≫ 방킬라이
지붕선을 살려 천장을 마감한 계단실. 볼륨감이 커져 이 곳에 조명이 설치될 때 크기와 밝기, 높이 등 많은 고민을 거듭했다.
계단은 ‘ㄷ’자로 둘러 폭에 비해 계단실이 넉넉하게 보인다. 계단판도 내벽 컬러를 고려해 고무나무를 선택했다.
2층 가족실에서 바라본 서재. 실내로 난 창문을 통해 서재 바깥 숲의 풍경을 깊숙하게 끌어들인다.
실내로 들어서면 현관부터 시작해 시원스럽게 중정이 눈에 담긴다. 실내는 연면적이 44평 정도로 사실 다른 주택들과 비교하면 비교적 작은 편이지만, 시각적으로는 전혀 좁게 보이지 않는다.
이는 1층 공간 구성에서 오아키가 가장 중점을둔 부분으로, 중정을 향해 열린 큰 창들, 거실-복도 공간과 주방-식당 공간의 레벨 차이, 세심한 컬러 조율, 미니멀한 가구 배치 등으로 실제 면적보다 넓고 아늑한 느낌이 들 수 있게 조율한 결과다.
실내를 향해 낸 창 덕분에 서재 안에서 작업을 하더라도 바깥 상황을 쉽게 살필수 있다.
현관 복도를 중심으로 오른쪽으로는 주방과 식당이, 왼편으로는 다도실과 계단실, 거실이 놓이며 1층 전체적으로 외부 손님이 드나들 수 있는 공용공간으로 설정했다. 가족 구성원들의 침실등 사적 공간들은 2층으로 모두 올렸다.
(위,아래) 안방과 린넨실, 욕실은 서로 순환동선을 이뤄 바쁜 시간, 공간 사용에 효율성을 높인다.
천장을 지붕면까지 끌어올려 볼륨감을 극대화한 ㄷ자형 계단을 오르면 가장 먼저 서재를 만나게 된다. 서재는 이 주택의 모든 공간에서 마을 숲을 직접 조망할 수 있는 유일한 실내 공간으 로, 서재의 코너창은 옆 건물들을 시야에서 지우고 오롯이 녹음만을 담아낼 수 있도록 크기와 위치에 있어 수많은 고민을 거쳤다. 서재 맞은편 으로는 복도를 따라 욕실과 침실, 2층 테라스에 이르게 된다.
모서리 커브 공간에도 조경을 해자연스럽게 외부 시선을 거르고 이웃과 함께 나누는 녹색 풍경을 만들었다.
건축주는 예비 건축주에 대한 조언으로 “생각만 하지 말고 건축주 학교든, 건축가와의 상담이든집 짓기 이전에 무언가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 다”며 “이런 경험들이 건축 과정에서 분명 적잖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커브하우스의 디자인과 디테일, 배려는 그런 건축주와 건축가의 시간이 쌓여 만들어진 것이리라.
중정은 자칫 갖혀있다는 인상을 주기 쉽지만, 식탁이 자리한 사선의 곡선부 양쪽으로 큰 창 덕분에 의외의 개방감을 느낄 수 있다.
출처 '월간 전원속의 내집 - 2022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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